생계를 위해 고국을 떠나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캄보디아, 태국 이주노동자들이
경제적 여건으로 미뤄오던 결혼식을 불교계 도움으로 올렸다고 합니다.
결혼 2년 만에 아내를 5월의 신부를 맞은 남편에게 결혼식은 더 특별했다고 합니다.
정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sync- 웃라스마이 /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사랑하는 나의 아내 솜니앙.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요.)
서툰 한국말로 사랑하는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은 웃라스마이 씨의 마음이 신부에게 전해집니다.
2년 전에 가정을 꾸렸지만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이제야 올린 아내에 대한 감사함이 웃라스마이
씨에게는 더 특별한 날입니다.
웃라스마이 씨를 비롯해 한국에서 일하며 외로운 날들을 보내다 만난 네 쌍의 부부들이 오랫동안
미뤄온 결혼식을 송산노인종합복지관 도움으로 올렸습니다.
송산노인종합복지관 지원 사찰 불암사 회주 일면스님이 올해도 주례를 맡아
부부들의 앞날을 축원했습니다.
sync- 일면스님 / 불암사 회주
(부처님 말씀에는 길을 가다가 옷깃만 스쳐도 500세 인연이라고 했습니다.
근데 이 두 부부의 인연은 일생동안 함께 고락을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수백세의 인연이 모여서 함께 결혼하게 된 겁니다. )
바짝 긴장한 신랑이 맞절에서 실수를 하자 하객들은 힘찬 박수로 격려와
축하를 보내고 친구들도 오랜 기다림 끝에 결혼식을 올린 부부를 축복했습니다.
지역 라이온스클럽 등 단체 후원으로 13년 째 이주노동자 등에게 결혼식 일체를
제공해온 복지관 관장 법일스님도 자리를 축복했습니다.
sync- 법일스님 / 송산노인종합복지관장
( 첫해인 2005년 세 쌍을 시작으로 매년 이 자리에서 총 73쌍의 부부들이 화촉을 밝혔습니다. )
13년 간, 외국인근로자, 다문화, 저소득 가정을 비롯해 황혼 결혼식 등 소외계층의 결혼식을
도맡아온 불교 복지관의 가족 같은 관심과 사랑이 세상을 더 따뜻하고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가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