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살법회가 끝나고 군승들이 불국사 무설전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모습.
140여명 동참해 군포교 소양 ‘함양’
군승하계수련회가 지난 5월26일부터 28일까지 경주에서 열렸다. 이번 수련회에서는 지난해처럼 결계 포살법회도 함께 열었다.
입재식은 5월26일 오후 불국사 무설전에서 열렸다. 140여명의 군승 대부분이 동참한 가운데 열린 입재식은 개회사 반야심경 환영사 인사말 청법가 법어 순으로 진행됐다. 불국사 교무국장 정수스님은 환영사에서 “평소 군포교에 매진하는 군법사들이 불국사를 방문한 것을 환영한다”며 “태국 푸미폰국왕 80세를 맞아 세계불교도우의회가 불국사에 기증한 불상을 모신 첫 공식 행사라서 의미가 더 크다”고 덧붙혔다.
군종교구장 일면스님은 법어에서 처음으로 임기에 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스님은 “7월25일 임기가 끝난다. 4년전 처음 맡았을 때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만 갖고 시작했는데 모르는 것이 많았고 착오도 있었다”며 “2기 교구장은 훌륭한 분을 모셔서 제가 못했던 것을 보완하고 제가 잘한 것은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께는 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미 말씀드렸다. 원장스님께서는 다시 맡아달라고 하셨지만 지난 4년 최선을 다해 일해 이제 힘을 쏟을 여력이 없다고 말씀드려 사의를 표명했다”며 “군법사님들과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제 거취에 대해 언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그동안 공문도 많이 보내고 질책도 많았는데 다 잊고 포교 일선에서 건강하게 잘 하시기를 기원한다. 작년에 스물 한 두 살 청년 8만7000여명을 수계했다. 우리 군법당이 아니면 불교 어디에서도 이만한 숫자의 청년을 포교할 수 없다. 모두 여러분들이 노력한 덕분이다. 정말 감사 드린다”며 “교구장을 내려놓은 뒤에도 언제든지 제가 필요해서 불러주시면 달려오겠다. 그리고 늘 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입재식을 마친 군승들은 곧바로 포살법회를 열었다. 포살법회는 지난해 하안거 때부터 교구별로 전 스님들이 모여 참회와 정진을 다짐하는 종단 공식 일정이다.
포살법회는 개식 거불 보소청진언 다게 예배 정근 축원 반야심경 청법가 입정 포살선포 108대 참회문 순으로 진행됐다. 포살선포는 수계사인 일면스님이 진행했다.
스님은 “대중들은 들으시오. 오늘은 포살의 날이니 만약 대중들에게 지장이 없다면 법사는 포살을 행하고 계본을 외우겠습니다. 불자들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계율은 우리들의 큰 스승으로 석가 세존께서 이 세상에 계셔도 이 가르침과 다름이 없습니다. 한 달에 한번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은 포살재일이라 대중이 함께 모여 포살을 행하는 것은 살아계시는 스승 앞에 우리 자신을 드러내놓고 삼귀의 오계의 깊은 뜻을 생각하고 우리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려는 것”이며 포살의 의미를 밝혔다.
대중들은 마지막으로 108대참회문을 읽으며 절을 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가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죄를 참회합니다, 참나를 망각한 채 살아온 죄를 참회합니다, 나의 몸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살아온 죄를 참회합니다, 좋고 나쁨의 분별심을 참회합니다, 옳고 그름의 분별심을 참회합니다” 등 60가지의 참회와 “바람소리의 평화로움을 알게되어 감사함의 절을 올립니다, 새싹들의 강인함을 알게되어 감사함의 절을 합니다” 등 20가지의 감사, “이 세상에 전쟁이 없기를 발원합니다, 모든 생명이 평화롭기를 발원합니다” 등 27가지의 발원을 하며 절을 했다.
포살을 마친 참가자들은 무설전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불국사에서 마련한 저녁공양을 한 뒤 입재식과 포살을 마쳤다. 법회가 진행되는 동안 일본 중국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합장하며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이에앞서 군승들은 불국사 극락전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군승들은 고인을 위해 반야심경을 봉송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저녁에는 행사 장소인 보문단지에서 군승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는 신임 상임위원으로 공군 상조 정재훈 법사를 추천했다. 군승 독신 예외 조항 철폐에 따른 대책위원회 결과도 보고했다. 군승회의 뒤 각군 국장들로 구성된 선임군승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차기 군종교구장 선임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했다. 현 교구장 일면스님이 다시 한번 중책을 맡도록 건의하는데 의견을 집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날은 원래 체육대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추모분위기와 맞지않아 각 군 별 자체 행사로 전환했다. 군법사들은 육군 1, 2, 3군과 해.공군 별로 모임을 갖거나 평소 친분 있는 법사들과 어울려 그간 소식을 주고 받거나 포교 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수련회는 저녁 만찬을 끝으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하고 다음날 아침 회향했다.
[불교신문 2529호/ 제공]